김관열 작가의 은준인(隱準人)-[3]
제1장, 준비 없는 은퇴는 성공할 수 없다
(2)은퇴준비를 왜 해야 하는가?
다람쥐의 평범한 삶의 철학을 배우자.
우리 속담에 '가을 다람쥐 같다'라는 말이 있다. 겨울잠을 잘 동안 먹을거리를 장만하기 위해서 늦가을이면 바쁘게 움직이는 다람쥐같이 앞날을 준비하기 위해서 빠르고 부지런한 사람을 비유한 표현으로 쓰이지만, 때로는 겨울을 대비하여 먹을 것을 많이 저장해두는 다람쥐에 비유하여 욕심 많은 사람을 나무랄 때 쓰이기도 한다. 아무튼 다람쥐는 매년 추운 겨울을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사실은 분명 팩트(fact)이다.
사람도 겨울을 맞이하게 되는데 우리의 전체 인생으로 보면 겨울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노년기라 할 수 있다. 즉 퇴직 후 우리들의 은퇴시기가 우리의 노년기이고 사계절 중의 겨울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년기의 은퇴 시기는 우리에게 한번 밖에 없다. 매년 오는 겨울처럼 또 오는 것이 아니다. 처음 방향을 잘못 잡으면 마지막 임종 시까지 상당히 피곤하다.
은퇴가 매우 행복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은퇴시기가 자신이 꿈꾸어 온 일들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여기서 우리는 다람쥐를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즉 준비 없는 우리의 은퇴는 도토리, 밤 등 먹을거리를 준비하지 않는 다람쥐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준비를 하지 않는 다람쥐가 과연 있을까?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는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최근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 보건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 수명이 영국, 핀란드와 같이 20위권의 상위권에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은퇴 이후에 남녀 모두 약 30년 이상의 시간을 노후생활을 해야 하며, 특히 앞으로 의료기술이 더욱 발달하면서 그 기간은 훨씬 더 연장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 사는 세상에서 우리의 노후는 편안하겠는가? 정년퇴직했다고 누가 우리에게 행복을 그냥 가져다줄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앞에 언급한 다람쥐의 평범한 철학에서 알 수 있듯이 노후를 행복하고 의미 있게 보내려면 우리에게도 밤이나 도토리 같은 은퇴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혹자는 그래서 은퇴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은퇴설계가 아닌 구체적 은퇴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은퇴 설계만 해서는 그 결과를 보장받을 수가 없다. 실체가 있는 준비, 결과로서 확인이 가능한 준비, 분석과 판단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야무진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이 50세가 되면 은퇴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갔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자금 마련에 대해서부터 관심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퇴직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은퇴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면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 후 적응을 위한 준비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마치 은퇴를 회피하려는 느낌을 준다. 나 또한 현직에 있을 때 그러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왜 그럴까?
전문가에 의하면 은퇴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일을 회피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재정적 문제이다. 충분한 재정자원이 없는 일반 직장인의 경우 현실적으로 노후를 위한 자금을 따로 마련해 둘 수 없기 때문에 노후계획을 충실히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둘째, 대부분 대한민국 직장인이 그렇듯이 일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이는 일이나 직업을 통해 자존감이나 소속감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의 친화감을 쉽게 상실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자기 존재감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일을 떠난다는 생각조차도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은퇴 준비활동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의 경우 또한 아마도 이 부분이 매우 강하다고 느껴진다.
셋째, 은퇴가 아마도 죽음과 노화로 연상되어 마치 인생이 끝난다는 의미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년기에 겪게 되는 신체적, 심리적, 환경적 변화를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을 자기와 연계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은퇴에 대한 고민과 준비활동을 계획하지 않으려 하는 성향이 분명히 있다.
이런 경향이 있다 한들, 은퇴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은퇴에 대해 회피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그들의 은퇴 생활의 삶은 점점 더 부정적 영향을 낳게 될 것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은퇴를 더욱 잘 계획하고 준비하여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은퇴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은퇴에 대한 생각과 기대가 현실적으로 되고 이를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퇴직 후 은퇴생활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회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절대로 아니라는 얘기다.
언급했듯이 우리가 지난 30년 이상을 회사와 가정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들, 그 누구도 우리에게 은퇴시기의 행복을 그냥 가져다주지 않는다. 은퇴시기의 행복 바로미터(barometer)는 여러분이 은퇴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긍정적 생각을 갖고 어떻게 준비가 잘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은준인(隱準人)이여!
은퇴시기의 행복 바로미터는 은퇴에 대한 긍정적 생각과 탄탄한 준비다. 겨울을 대비하는 다람쥐의 평범한 삶의 철학을 배우자.
김관열 작가는?